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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를 보다 보면 항상 걸리는 지점이 있다. "간장 한 스푼", "소금 약간", "설탕 조금"이라는 말 앞에서 대체 어떤 간장, 어떤 소금을 써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트 진열대에 서면 국간장, 양조간장, 진간장, 맛간장이 나란히 놓여 있고, 소금 코너에는 천일염부터 히말라야 핑크솔트까지 늘어서 있다. 이 글에서는 셰프 이원일 TV의 강의 내용을 뼈대로 삼아, 각 항목마다 유통·식품학적 배경과 논쟁이 있는 부분(특히 MSG와 천일염, 미네랄 이슈)까지 균형 있게 짚어서, 실제로 장 볼 때 참고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했다.

1. 간장_이름값 말고 '식품유형'을 봐야 하는 이유
시중에서 파는 간장 라벨을 자세히 보면 제품명과 실제 식품유형이 다른 경우가 꽤 많다. 예를 들어 '진간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실제 식품유형은 '혼합간장'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 지점을 모르고 이름만 보고 고르면 용도가 계속 헷갈릴 수밖에 없다.
간장 종류별 특징 & 용도
| 간장 종류 | 제조 방식 | 맛과 특징 | 용도 |
| 국간장(청장/조선간장/집간장) | 메주(콩)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뒤 국물만 달여낸 전통 방식 | 색이 옅고 염도가 매우 높음(대략 21~24% 수준으로 알려짐), 짠맛이 강한 대신 감칠맛이 깊음 | 국물 색을 흐리지 않아야 하는 국·찌개 간 맞추기, 나물 무침 |
| 양조간장 | 대두(또는 탈지대두)와 밀을 코지균으로 장기간 발효·숙성 | 단맛과 감칠맛이 풍부하고 향이 좋음. 열을 오래 가하면 향이 날아가기 쉬움 | 무침, 드레싱, 찍어 먹는 용도(회·만두 등), 마무리 간 맞추기 |
| 진간장(시판 대부분은 혼합간장) |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콩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가수분해해 짧은 시간에 만든 간장)을 섞어 대량생산 | 염도는 국간장보다 낮은 편(약 16% 수준), 색이 진하고 열에 강해 맛이 잘 변하지 않음 | 볶음, 조림, 찜, 갈비·불고기 같은 양념육, 장아찌 |
알아두면 좋은 것 — T.N(총질소) 지수: 간장 라벨에 적힌 T.N 지수는 발효 과정에서 콩·밀 단백질이 분해되며 생긴 아미노산의 총량을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감칠맛이 진하다고 보면 된다. 제품명보다 이 T.N 지수와 '식품유형'(양조간장인지 혼합간장인지) 표기가 실제 품질을 판단하는 데 더 정확한 정보다.
실전 팁 몇 가지
- 자취방·캠핑장에 하나만 챙긴다면 양조간장이라는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맛과 감칠맛의 밸런스가 좋아 볶음·조림·무침을 두루 커버하기 때문이다. 다만 열을 오래 가하는 조림·갈비찜류는 향이 날아가고 색이 옅어 아쉬울 수 있으니, 국물 요리 위주라면 국간장, 진한 양념육 위주라면 진간장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 시중 '진간장'이 원래 전통 방식의 진간장(메주를 6개월 이상 발효시켜 짜낸 뒤 5년 가까이 오래 묵힌 간장)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점은 알아두는 게 좋다. 전통 진간장은 숙성될수록 짠맛이 줄고 단맛과 색이 깊어지는 것이 특징인데, 시판 진간장(혼합간장)은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 대신 그 풍미를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한다.
- 국간장이 "짜기만 하다"는 인상이 있는 건, 비교 대상이 대부분 숙성 기간이 짧은 시판 국간장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래 숙성된 국간장일수록 짠맛은 줄고 감칠맛이 살아나는 경향이 있으니, 집간장을 직접 담그거나 장기숙성 제품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이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 간장 하나로 모든 요리를 커버해야 한다는 강박은 버려도 된다. 실제로 진간장과 양조간장은 상당 부분 서로 대체가 가능하며, "이 요리엔 반드시 이 간장"이라는 공식보다는 색과 염도, 향의 휘발성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편이 실전에서는 더 유용하다.
2. 소금_제조 방식이 곧 용도를 결정한다
소금 종류
| 소금 종류 | 제조 방식 | 특징 |
| 정제염 |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순수 염화나트륨(약 99% 이상)만 추출 | 불순물이 거의 없어 대용량 조리·공정에 적합 |
| 천일염 | 염전에서 바닷물을 햇빛·바람으로 증발시켜 채취 | 염도 자체는 80~88% 정도로 정제염보다 낮고, 수분과 미네랄 성분이 남아있음 |
| 꽃소금(재제염) | 천일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걸러낸 뒤 다시 가열·결정화 | 순도가 높고 입자가 곱고 흰 편, 가정에서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 |
| 자염 | 갯벌 흙에서 걸러낸 짠물을 끓여서 만드는 전통 소금 |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알려짐, 생산량이 적어 귀함 |
| 암염(록솔트) | 지하 소금 광산에서 채굴 |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대표적, 산화철 성분 때문에 붉은빛을 띰 |
| 맛소금 | 정제염에 MSG 등을 더해 감칠맛을 가미 | 조미김, 튀김·구이 마무리용으로 흔히 사용 |
천일염 '미네랄 신화'는 얼마나 사실일까
천일염이 미네랄이 풍부해 몸에 좋다는 마케팅 문구는 흔하지만, 실제로는 이 부분을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식품공학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천일염에 함유된 나트륨 외 미네랄 성분은 전체의 5%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오히려 미네랄 함량이 10%를 넘어가면 쓴맛이 강해져 요리를 망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절대량이 미미해 건강상의 장점으로 강조하는 것은 과장"이라는 지적도 있는 반면, 미량 미네랄의 가치를 옹호하는 학계 의견도 공존한다. 즉 "천일염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절대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아직 학계에서도 견해가 갈리는 영역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다만 맛의 측면에서는 미네랄 성분이 감칠맛과 깊이를 더해주는 것은 비교적 널리 동의되는 부분이라, '건강' 프레임보다는 '풍미'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황별 추천 소금 조합 (실전 경험 기반)
- 돼지고기(삼겹살): 미네랄이 다채로운 토판염이나 죽염 계열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기름진 부위일수록 소금 결정이 굵을 때 씹는 식감과 짠맛이 산발적으로 터지며 느끼함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 소고기(등심 등 구이): 결정이 얇고 바삭한 말돈소금, 또는 프라이팬에 한 번 구운 꽃소금이 고기 본연의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하다.
- 국물 요리: 단맛과 감칠맛의 여운이 길게 남는 천일염(간수를 충분히 뺀 것)이나 자염 계열이 자연스럽다. 단, 간수를 덜 뺀 천일염은 쓴맛이 날 수 있으니 최소 1년 이상 간수를 뺀 제품을 쓰는 게 안전하다.
- 조미김·고기 기름장: 입자가 균일하고 짠맛이 쨍하게 느껴지는 맛소금이나 고운 꽃소금이 적합하다.
3. 조미료(감칠맛) _세대별 정리와 MSG 논쟁
세대별 감칠맛 조미료
| 세대 | 대표제품 | 특징 |
| 1세대 (단일 성분) | 미원, 미풍(MSG 중심), 2.5(핵산계) | 소금(짠맛)이나 음식 본연의 향과 결합했을 때 감칠맛을 극대화 |
| 2세대 (복합 조미료) | 다시다, 혼다시, 굴소스, 치킨스톡 | 감칠맛 성분에 소금·설탕·육수 베이스를 섞은 만능형 |
| 3세대 (천연가루 조미료) | 맛선생, 산들애, 코인육수, 원물 가루 | 원물을 말려 가루·알약 형태로 압축 |
| 4세대 (액상 발효 조미료) | 연두, 요리에센스류 | 콩 발효액 베이스, 맑은 국물·나물에 깔끔하게 어울림 |
| 5세대 (비건 조미료) | 비건 다시다류 | 채소·버섯 베이스, 채식 소비자 대상 |
MSG, 여전한 오해와 실제 근거
MSG(L-글루탐산나트륨)를 둘러싼 불안은 여전히 널리 퍼져 있지만, 국제 기구들의 평가는 비교적 일관된 편이다. 1987년 UN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설립한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MSG의 독성이 낮다고 보고 일일섭취허용량(ADI) 제한을 사실상 없앴고, 미국 FDA 역시 MSG를 GRAS(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WHO도 이른바 '중화요리증후군'(MSG 섭취 후 두통·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는 현상)과 MSG 섭취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것이 "무제한으로 마음껏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 극히 일부 예민한 사람에게서 두통·메스꺼움·가슴 답답함 같은 증상이 보고된 사례는 존재하며, 최근에도 특정 체질(예: 심방세동 등 부정맥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MSG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임상 사례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어, 관련 연구와 논쟁 자체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 실질적으로 더 큰 문제는 MSG 자체보다 '짜게 먹는 습관'인 경우가 많다. MSG는 소금 대비 나트륨 함량이 3분의 1 수준이어서, 오히려 소금 사용량을 줄이면서 감칠맛은 유지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접근도 있다.
- 다시마·멸치 등으로 육수를 내거나 콩을 발효시켜 간장·된장을 만드는 것도 결국 자연 상태의 글루탐산을 활용하는 과정이라, "천연 감칠맛은 안전하고 MSG는 위험하다"는 이분법은 화학적으로 보면 근거가 약하다. 다만 심리적 거부감 자체는 실제 조리 시 고려할 수밖에 없는 변수이기도 하다.
실전에서는 육수나 자연 재료로 낸 감칠맛(1차 조미료)에 MSG·복합조미료(2차 조미료)를 소량 더해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무난하다. 기본 재료 없이 조미료로만 맛을 내면 감칠맛은 있는데 뒷맛이 밍밍하거나 붕 뜬 느낌이 나기 쉽다는 지적도 있으니, 조미료는 '보완재'로 접근하는 게 좋다.
4. 설탕 및 단맛 액상 보완재_정제도와 용도의 상관관계
당류
| 종류 | 특징 |
| 백설탕 | 정제도가 가장 높아 깔끔하고 쨍한 단맛. 다만 고온에서 오래 조리하거나 계속 저으면 결정화되기 쉬움 |
| 황설탕·흑설탕·비정제원당 | 정제 과정에서 남은 당밀 성분 덕에 풍미와 색이 진함. 약밥, 찜닭, 갈비찜 등 색과 깊은 단맛이 필요한 요리에 활용 |
액상 보완재
| 종류 | 특징 |
| 물엿 | 전분을 당화시켜 만든 시럽. 음식에 윤기를 주고 설탕의 결정화를 막아주는 보조 역할 |
| 올리고당 | 칼로리가 낮고 맛이 깔끔하지만 열에 약해 무침이나 조리 마무리 단계에 넣는 것이 적합 |
| 조청 | 쌀과 엿기름을 오래 조려 만든 전통 당. 떡볶이, 고추장 베이스 양념에 특유의 구수한 단맛을 더함 |
| 요리당 | 조청의 풍미와 물엿의 사용 편의성을 절충한 한식 맞춤형 제품 |
대체당(알룰로스·스테비아·에리스리톨) _ '무조건 건강'은 아니다
최근 저당·무설탕 트렌드와 함께 알룰로스,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같은 대체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각각의 특성과 한계를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알룰로스: 무화과·건포도 같은 과일이나 옥수수에서 추출되며, 설탕과 매우 비슷한 단맛(설탕 대비 약 70% 수준)을 낸다. 칼로리는 설탕의 10분의 1 이하(1g당 약 0.2~0.4kcal)이고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배출돼 혈당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설탕과 물성이 가장 비슷한 대체당으로 꼽힌다. 다만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설사·복부팽만·복통 같은 소화기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가 있어, 무제한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 스테비아: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로 단맛이 설탕의 약 200~300배에 달하며 칼로리는 거의 없다. 다만 특유의 쓴 뒷맛이 남아 호불호가 갈리고, 국화과 식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에리스리톨: 설탕과 1:1 비율로 대체 가능해 베이킹이나 양념장에 쓰기 편리하지만, 스테비아·에리스리톨 못지않게 과다 섭취 시 복통·설사 등 위장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전 팁: 대체당은 "설탕을 안 먹으니 무조건 건강하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조리 목적(혈당 관리 vs 단순히 단맛만 필요한 경우)에 따라 종류를 구분해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소스나 양념장처럼 소량만 쓰는 경우라면 알룰로스나 에리스리톨을, 음료처럼 단맛의 강도가 중요한 경우라면 스테비아를 시도해보고 본인 입맛에 맞는지 확인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마무리
간장, 조미료, 소금, 설탕 모두 '이름'보다 '제조 방식과 성분 표기'를 볼 때 용도가 훨씬 명확해진다. 특히 MSG의 안전성이나 천일염의 미네랄 효능처럼 소비자 사이에서 막연한 불안이나 과장된 기대가 섞여 있는 항목은, 국제기구·전문가의 평가와 실제 논쟁 지점을 함께 알아두면 장을 볼 때도, 조리할 때도 훨씬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떤 간장, 어떤 소금을 쓰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니, 이번 기회에 주방 양념장을 한 번 점검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 글은 이원일 셰프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식품 제조 방식과 관련 논쟁에 대한 추가 자료를 참고해 보강했습니다. 특정 질환(고혈압, 당뇨, 알레르기 등)이 있는 경우 특정 성분(나트륨, 대체당 등) 섭취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