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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전문가 와인킹이 수원주류박람회경기주류관광페스타에서 전통주를 시음하다 쫓겨난 사건은, 우리나라 주류 문화에서 '시음'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좁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글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시음 문화의 본질과 소통의 중요성을 함께 짚어봅니다.

< 수원주류박람회경기주류관광페스타>
## 전통주 시음에서 불거진 '뱉기 논쟁'의 본질
와인킹은 수원에서 열린 수원주류박람회경기주류관광페스타에 자비로 입장권을 구입하고 직원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주, 탁주, 증류주 중에서 품질과 가격이 우수한 전통주를 직접 발굴하여 자신의 팝업 행사에서 소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십 종에 달하는 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했고, 그 방법은 당연히 술을 맛만 보고 뱉는 방식이었습니다.
전문적인 주류 시음의 세계에서 '뱉기'는 전혀 이상하거나 무례한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정확한 평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입니다. 특히 전문 품평회에서는 발효주이건 증류주이건 간에 무조건 맛만 보고 뱉는 것이 원칙입니다. 알코올의 영향을 받게 되면 이후에 시음하는 술에 대한 미각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와인킹 본인이 20여 년간 종사해온 전문가로서, 이 방식은 그에게 너무나 당연한 업무 수행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박람회의 한 전통주 업체 담당자는 이 장면을 보고 즉각 "가세요!"라며 자리를 떠나도록 요구했습니다. 대화 속에서 반말을 사용하는 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담당자의 반응 이면에는 "술이란 마시는 것이지, 뱉는 것이 아니다"라는 고정관념이 깔려 있었을 것입니다. 와인킹 일행이 현장에서 목격한 것처럼 박람회장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방문객이 있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억지로 삼키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토하는 것도 결국 뱉는 것'이라는 와인킹의 말은 유머처럼 들리지만, 핵심을 정확히 찌르는 지적입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술을 뱉는 행위'가 무례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류 산업에 종사하는 업체 담당자조차 시음 행위의 전문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그 이해 부족이 즉각적인 배제와 감정적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진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주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 '풍미를 탐구하고 평가하는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건은 그 전환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 풍미 평가의 과학: 에어레이션과 레트로 나잘의 원리
술의 맛을 삼키지 않고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다는 주장은, 미각과 후각의 생리학적 원리에 근거합니다. 사용자 비평에서도 지적했듯이 우리가 경험하는 풍미(flavor)는 향(smell), 맛(taste), 그리고 물성(texture)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최종 감각입니다. 이 세 요소 중 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와인킹이 영상에서 설명한 에어레이션(aeration), 프랑스어로는 아에라씨옹(aération)이라는 기법은 이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와인이나 약주, 막걸리 같은 발효주를 입안에 머금고 외부 공기를 조금씩 빨아들이면서 굴리면, 알코올과 함께 휘발되는 다양한 방향 성분들이 극대화됩니다. 도수가 낮은 발효주는 이 과정에서 구강 조직에 무리를 주지 않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이 에어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위스키나 고량주 같은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같은 방식으로 오래 머금으면 혀의 미뢰에 과도한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에 시음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어레이션의 핵심적인 결과물이 바로 레트로 나잘(retro nasale)입니다. 이는 술을 삼킨 뒤 코 뒤쪽의 비강을 통해 마지막 향이 올라오는 감각 경험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흔히 '목넘김 효과'라고 부르는 것의 본질적인 대부분이 사실은 이 레트로 나잘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술을 실제로 삼키지 않더라도, 입안에서 에어레이션을 충분히 수행한다면 레트로 나잘에 해당하는 향의 경험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문 시음가들이 뱉으면서도 술의 완성도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입니다.
사용자 비평에서도 이 점에 명확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코속의 냄새수용체를 통한 인지, 즉 비강후각이 풍미 경험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전문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직관적으로 납득 가능한 원리이기도 합니다. 박람회 담당자가 이 원리를 알고 있었다면, 와인킹의 시음 방식은 무례가 아니라 오히려 술의 가치를 가장 진지하게 탐구하는 태도임을 이해했을 것입니다. 전통주 산업이 국제적인 품평 문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에어레이션과 레트로 나잘 같은 개념들이 업계 내에서도 공유되어야 합니다.
## 소통과 이해: 업주와 전문가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음 문화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지점은, 사실 어느 한쪽만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와인킹 본인도 영상 말미에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이유를 먼저 물어보는 게 가장 좋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비평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와인킹 측의 행동 역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비평은 매우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첫째, 전문적인 시음 행위를 수행하기에 앞서 사전에 담당자에게 간략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입니다. 박람회와 같이 일반 소비자와 업계 전문가가 혼재하는 공간에서는, 시음 방식에 관한 기본적인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대방이 당황하거나 오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통주를 발굴하는 전문가로서, 맛만 보고 뱉는 방식으로 시음하겠습니다"라는 한 마디가 이번 갈등을 애초에 방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와인킹의 전문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사람이 공존하는 열린 행사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배려입니다.
둘째, 업주 측의 태도는 분명히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즉각적으로 "가세요"라고 반응한 것, 반말을 섞어 사용한 것, 그리고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는 낡은 인식을 기반으로 상대를 판단한 것은 모두 개선이 필요한 태도입니다. 주류 업체로서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제품에 접근하는 방문객에게 개방적이고 전문적인 태도를 갖추는 것은 기본적인 소양입니다.
셋째, 그러나 사용자 비평이 지적하듯 와인킹이 영상에서 소비자 대상 시음회와 전문 품평회의 성격 차이를 설명하면서도, 업주의 입장과 배경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시음 장소의 성질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 혼합된 성격의 행사에서 상대방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의 행동이 옳더라도, 그 옳음을 전달하는 방식까지 옳아야 한다는 것이 성숙한 소통의 원칙입니다. 이번 사건은 업주와 전문가 모두가 더 나은 시음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남깁니다.
이번 수원주류박람회경기주류관광페스타에서 벌어진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풍미 평가의 과학적 원리, 전통주 시음 문화의 성숙도, 그리고 전문가와 업주 사이의 소통 방식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우리 앞에 던져놓았습니다. 와인킹의 전문적 견해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사전 설명과 양해를 구하는 배려 역시 소통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주 문화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을 위해, 모두가 함께 성장해야 할 때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 전통주 시음하다 쫓겨났습니다ㅠㅠ / 채널명: 와인킹
https://youtu.be/vnf4znbaj4E